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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극찬 2010년대 외국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 로마, 문라이트)

by persistjourney 2025. 5. 7.

평론가 극찬 2010년대 외국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 로마, 문라이트)

2010년대는 단순한 흥행 성적을 넘어, 예술성과 메시지로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은 외국영화들이 다수 등장한 시기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중에서도 영화비평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세 편의 작품, 테렌스 멜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 그리고 배리 젠킨스의 '문라이트'를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각각의 작품은 실험적인 미학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 2010년대 영화의 깊이와 다양성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트리 오브 라이프 - 철학적 영상시,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

테렌스 멜릭 감독의 2011년 작품 ‘트리 오브 라이프(The Tree of Life)’는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형식적 실험과 철학적 깊이를 가진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텍사스의 한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지지만, 단순한 가족 이야기를 넘어 우주의 탄생, 진화, 인간의 삶과 죽음까지 광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브래드 피트, 숀 펜이 주연을 맡아, 시대적 배경 속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내러티브보다는 이미지와 감성 중심의 전개입니다. 멜릭은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를 의도적으로 파괴하면서, 관객에게 직관적인 정서와 사유를 요구합니다. 특히 우주의 시작을 묘사하는 약 20분에 걸친 시퀀스는 다큐멘터리와 순수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많은 찬사와 논쟁을 불러왔습니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2011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예술영화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이 작품은, 단순한 감상이 아닌 하나의 사유 경험으로 남게 됩니다. 2010년대를 대표하는 시네마 포엠이라 불릴 만한 명작입니다.

로마 - 개인의 기억과 역사를 담은 흑백 예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2018년 영화 ‘로마(Roma)’는 감독의 자전적 기억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흑백 영화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스트리밍 영화의 예술성을 입증한 대표작입니다. 이 작품은 1970년대 멕시코시티를 배경으로, 중산층 가정의 가정부 클레오의 시선을 통해 당시 사회 구조와 계급 문제, 여성의 현실 등을 조명합니다.

쿠아론은 ‘로마’에서 감독, 촬영, 각본, 편집을 직접 담당하며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100% 구현해냈습니다. 영화는 긴 롱테이크와 정지된 구도, 사실적인 소리 디자인을 통해 마치 과거로 돌아가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주연을 맡은 야리차 아파리시오는 연기 경험이 없는 신인이었지만, 놀라운 자연스러움으로 관객을 사로잡았습니다.

‘로마’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을 포함한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이 작품은 개인적인 기억이 어떻게 집단적 역사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새로운 방식으로 답한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문라이트 - 정체성과 성장, 조용한 감정의 폭발

배리 젠킨스 감독의 2016년 작품 ‘문라이트(Moonlight)’는 한 흑인 남성의 성장 과정을 세 시기로 나누어 묘사한 깊이 있는 드라마입니다. 가난, 마약, 정체성, 동성애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영화는 소리 없이 가슴을 울리는 섬세한 연출로 극찬을 받았습니다. 샤이론이라는 인물의 유년기, 청소년기, 성인기를 통해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집니다.

‘문라이트’는 감독의 감각적인 시각 언어와 제임스 라크스턴의 촬영, 니콜라스 브리텔의 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는 극적인 연출보다는 고요한 표정과 눈빛만으로도 모든 감정을 전달하는 힘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색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겼습니다. 특히 오스카 작품상 수상 발표 당시 벌어진 ‘라라랜드’와의 해프닝은 ‘문라이트’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문라이트’는 소수자와 약자의 이야기를 대변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의 보편성을 담아냈기에 더욱 위대한 작품으로 남았습니다.

 

 

‘트리 오브 라이프’, ‘로마’, ‘문라이트’는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예술작품입니다. 이들 영화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인간 존재, 기억, 정체성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풀어내며, 2010년대가 단지 흥행의 시대가 아닌 사유의 시기였음을 증명합니다. 영화를 통해 예술과 현실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알고 싶다면, 이 세 작품은 반드시 경험해야 할 필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